훈민정음 해례본 중성해(中聲解)의 원문과 번역을 따라 모음 11자의 구성(ㆍㅡㅣ 삼재)과 합용 원리를 정리하고, 일본어 노래 표기 예시로 활용 방법을 보여줍니다.
아래는 저자의 책 《正音으로 듣고쓰다》 121–126쪽의 최종본 전문입니다. PC에서는 아래 창에서 책 지면(표·그림 포함)을 그대로 넘겨 볼 수 있고, 휴대폰에서는 다운로드 버튼으로 PDF를 열 수 있습니다. 노래 가사가 들어 있는 쪽은 저작권을 고려해 지면 그림으로만 실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모음설명 (中聲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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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에 각각 숫자를 부여하고 火↔水와 木↔金을 대비시킨 것은 하도의 배치와 같다. 하도는 오행간의 상생을 나타내고 낙서는 오행간의 상극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이 훈민정음 모음의 근본원리에 대해 무엇을 설명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수생목/목생화 라서 ㅗ가 ㅏ를 생하고, ㅏ는 ㅜ를 생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무슨 뜻인가?
『ㅗ,ㅏ,ㅛ,ㅑ의 ㆍ가 위나 밖에 있는 것은 그것이 하늘에서 생겨나 陽이 되기 때문이다. ㅜ,ㅓ,ㅠ,ㅕ의 ㆍ가 아래나 안에 있는 것은 그것이 땅에서 생겨나 陰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바로 앞에서는 ㅗ/ㅏ가 양이고, ㅜ/ㅓ가 음이라고 해놓고, 하도의 숫자배치도에서는 ㅜ/ㅏ가 陽(목화)이고 ㅗ/ㅓ가 陰(금수)라고 하고 있다. 천·지·인 三在논리는 명리학에서도 10천간(天) /12지지(地) /지장간(人)으로 정연한 것인데, 아래 이어지는 설명을 읽어보면중성이 人이라고 했다가 종성이 地라고 했다가 혼란스럽다.
현대 한국인에게 해례본 중성해의 설명이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에 나오는 해적의 보물지도 속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같이 느껴지는 것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기본상식이었던 명리 기본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명리학에서 하도의 상생관계는 우주의 초창기 순수하고 질서있는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모든 실전교리는 낙서에 있으며 낙서를 통해 12지지의 형충회합으로 풍수지리의 집터/묫자리를 본다. 하도가 그리는 세계는 세계지도로 치면 판게아 시절에 모든 대륙이 한덩이로 붙어 땅과 바다가 질서있게 분리되어 있는 단순한 세계이다. 실제로 중성해에서 모음에 1-10까지 번호를 붙인대로 하도의 오행배치에 넣어보면 「ㆍㅡ」를 중심에 두고 ㅏㅓㅗㅜ/ㅑㅕㅛㅠ 들이 상하좌우로 대칭되게 질서있게 늘어선다. 하도가 그렇듯이 이것은 아름다운 기본구조를 감상할 뿐 이걸로 할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마치 판게아 지도가 현대 군사전문가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지정학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줄수 없는 것처럼. 이후 대륙이 복잡하게 갈라지면서 생긴 호르무즈·수에즈·파나마 같은 지정학적 급소가 표시된 지도는 하도가 아니라 마방진을 이루는 낙서에 있으며 10천간이 아니라 12지지에 있다. 현재까지 나온 해례본 설명서들은 중성해의 번역에서 生을 ‘낳는다’로, 成은 이룬다/이룩한다/완성한다 등으로 해석했으며, 모음에 배정된 숫자에 맞게 기계적으로 하도에 넣어 아름답고 대칭적인 하도식 모음배치도를 얻고 설명을 끝냈다. 예를 들어 ㅕ(8) ㅏ(3)이 木에 해당하는 모음이고, 이것이 목생화의 이치에 따라 ㅛ(7) ㅜ(2)를 生한다는 것인데 이걸 뭐에 쓸수 있나?
[124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수께끼를 푸는데 중요한 단서는 명리에서 천간은 오행의 상생/상극을 말하고, 지지는 오행의 형충회합을 말하는데, 해례본 중성해에서는 상생/상극도 아니고 형충회합도 아니고 生/成을 대비하는 문장이 대구(對句)형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명리에서 오행의 生(갓태어남)↔成(완전히 무르익음)으로 설명되는 구간은 지장간의 중기(中氣)이다. 인신사해는 생지라서 다음계절의 양간을 중기에 가지며, 진술축미는 묘지라서 직전계절의 음간을 중기에 가진다. 그렇게 8개의 모음이 지지에 배정되고, 중심에는 항상 土가 있으니 12-모음이 둥그렇게 돌아가는 만트라의 중심에도 土가 있고, 화생토/토생금의 이치대로 왕지를 배치하면, 4개의 생지와 4개의 묘지와 2개의 왕지의 위치가 결정된다. ㅣ(人)의 자리는 한곳으로 정해지지 않고 무극의 이치에 따라 모든 자리에 나타날 수 있다고 했으니, 조습(燥濕)에서 濕을 담당하고 있는 ㅣ는 새벽녁 지상의 모든 사물에 맺히는 이슬처럼 모든 모음에 스며든다. (이 책의 육충·육파 챕터의 모음사각도 참조)
이 부분은 중성해의 수수께끼 같던 힌트가 이후 필자가 《모음나침반》이라고 부르는 모음의 만트라로 형상화되는 과정이며, 독자들이 명리학의 지장간 챕터를 검색해 공부하면 여기(餘氣)는 직전월의 기운이 이어지는 구간이고, 중기는 직전계절의 成 또는 다음에 올 계절을 生하는 자리이고, 본기(本氣)는 천간이 지지가 되었을 때 무엇이 되는지 알려주는 부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보물지도 속 보물의 좌표를 찾게 되는 도파민 터지는 대목이기에 도표가 완성되는 과정의 상세를 따로 첨부하지 않았다.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 황농문 교수가 평범한 중고등학생에게도 약간의 힌트와 함께 스스로 풀어낼 시간만 1주일에서 1달까지 주면 미분을 배운적 없는 학생도 뉴턴같은 천재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미분방정식의 유도를 스스로 해낼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주입식 교육이 지친 뇌는 몰입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풀어내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고 하니 독자 여러분의 즐거움을 위해 설명식 도표 없이 몇가지 힌트만 남겨둔다. 백지와 펜을 준비해 즐기시라.

二字合用者 두 자가 합하여져서 쓰이는 중성은
ㅗ與ㅏ同出於ㆍ 故合而爲ㅘ.
ㅗ와 ㅏ는 똑같이 ㆍ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ㅘ가 된다.
ㅛ與ㅑ又同出於ㅣ 故合而爲ㆇ.
ㅛ와 ㅑ는 또 똑같이 ㅣ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ㆇ가 된다. ㅜ與ㅓ同出於ㅡ 故合而爲ㅝ.
ㅜ와 ㅓ는 똑같이 ㅡ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ㅝ가 된다.
ㅠ與ㅕ又同出於ㅣ 故合而爲ㆋ.
ㅠ와 ㅕ는 똑같이 ㅣ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ㆋ'가 된다.
以其同出而爲類 故相合而不悖也.
그들은 모두 똑같이 나와 같은 類가 되었으므로, 서로 어우러지는데 거슬림이 없다一字中聲之與ㅣ相合者十 ㅓㅢㅚㅐㅟㅔㆉㅒㆌㅖ是也.
한 字짜리 중성이 ㅣ와 어울린 것은 10개로, ㅓ,ㅢ,ㅚ,ㅐ,ㅟ,ㅔ,ㆉ,ㅒ,ㆌ,ㅖ가 그것이다. 二字中聲之與ㅣ相合者四 ㅙㅞㆈㆋ是也.
두 字짜리 중성이 ㅣ와 어울린 것은 4개로, ㅙ,ㅞ,ㆈ,ㆋ가 그것이다.
중성해는 아래표와 같은 조합을 남기고 끝맺고 있다. ㆍ/ㆎ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ㆊ/ㆈ/ㆋ 는 ‘대체 언제 사용할까?’ 싶지만 중국어 노랫말 소리를 들어보면 쓸 곳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영어사전, 불어사전에 나오는 모음기호와 매칭될 만한 것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유니코드의 ‘Hangul Jamo’ block를 보면 다양한 모음조합이 있는데, 저렇게 여러 가지 모음 중에 어느 것이 보편적인 것이고, 어느 것이 드문 것인가? 그런 질문에 대해 해례본 종성해는 별다른 답을 주고 있지 않다. ㅗ/ㅏ는 ㆍ방향이고, ㅜ/ㅓ는 ㅡ방향이며, ㅣ는 반모음 –j 역할을 하면서 ‘ㅛㅑㅠㅕ’를 이루며 한국어 '상향이중모음'(ascending diphthong)의 시작점이 된다는 정보만 주고 있다.
해례본은 훈민정음의 원천기술을 공개한 백서(white paper)일까. 아니면 직접 개발과정에는 참여 안해서 원천기술의 세부는 모르지만 국왕이 새로 만든 글자가 우주자연의 원리를 거스르지 않았슴을 중원의 대국과 조선의 신하와 백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관료들이 당대의 지배사조인 음양오행과 우주론을 덧입힌 lauching행사 판촉용 브로셔일까.
[126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훈민정음(訓民正音)]
출처: 진현수, 《正音으로 듣고쓰다》, 121–1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