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12율려 (陽律陰呂在位圖說)

악학궤범의 양률음려재위도설(陽律陰呂在位圖說)에 나오는 12율려를 바탕으로, 황종율관과 피타고라스 음률, 세종의 음악 지식이 훈민정음 모음 체계(모음나침반)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아래는 저자의 책 《正音으로 듣고쓰다》 127–131쪽의 최종본 전문입니다. PC에서는 아래 창에서 책 지면(표·그림 포함)을 그대로 넘겨 볼 수 있고, 휴대폰에서는 다운로드 버튼으로 PDF를 열 수 있습니다.

12율려 (陽律陰呂在位圖說)

『자음에서 10천간에 매칭하여 천간합의 원리로 합용이 원활한 복자음 조합을 찾을 수 있었다면. 모음은 12지지간의 조합원리로 보편타당한 형태의 복모음

조합을 찾을 수는 없을까? 위의 모음조합들을 모두 사용할 생각은 없으니…』

해례본 중성해에 나오는 설명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말소리가 아니라 음악소리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 세종 자신이 요즘으로 치면 음대다니는 오빠였다. 그는 ‘보태평’ ‘정대업’과 같은 곡을 직접 작곡했으며, 박연(1378~1458년)을 등용하여 아악을 정비하고 〈정간보〉라는 악보체계를 만들었다.

1427년 5월 박연이 새로 제작한 편경을 경복궁에서 시연하였는데 “중국의 편경은 조율이 정확하지 않은데 박연은 참 잘 만들었다. 경돌을 얻은 일도 다행이거니와 그 돌로 만든 편경의 소리는 맑고 고우며 조율도 퍽 잘 되었다. 그런데 이칙(동양 12음계 가운데 9번째 소리)의 경돌소리가 좀 높으니 어찌 된 일인가?” 라고 지적하였을 때가 세종 나이 31세. 훈민정음 창제는 1443년(세종 28년)으로 이로부터 13년 뒤의 일이다. 세종시절 박연의 연구성과는 후대에 편찬된 악학궤범에 정리되어 있는데, 실제의 음악과는 관계되지 않은 양률음려재위도설(陽律陰呂在位圖說)이라는 설명이 눈에 띤다. ‘樂學궤범’인데 음반업계와는 관계되지 않은 걸 집어넣어뒀다고 음대출신 후배연구자들이 투정을 하고 있다. 해당 부분을 보면 이해도 가는 것이 음악책보다 주역이나 점보는 책같기도 하다.

○ 황종의 황(黃)은 중앙의 색이고, 종(鍾)은 씨 뿌릴 종과 통한다. 양기(陽氣)가 황궁[黃泉]에서 숨어 싹트는데,

만물이 자(子)에 자맹(萌)하니, 황종은 子의 기(氣)이고, 그 절후(節侯)는 동지(冬至)이다.

○ 대려의 여(呂)는 도울 려(旅)와 통하니, 음인 대려가 황종을 도와 기를 펴고 물(物)을 싹트게 하는 것을 말한다.만물이 축(丑)에서 뉴아(紐芽)하니, 대려는 丑의 기이고, 그 절후는 대한(大寒)이다.

○ 태주의 주(簇)는 모일 주(奏)와 통하니, 양기가 땅에 크게 모여 만물에 도달함을 말한다. 만물이 인(寅)에서 인달(引達)하니 태주는 寅의 기이고, 그 절후는 계칩(啓蟄)이다.

실제 우리 나라에서 4청성(四淸聲)만을 사용하여 12궁을 그린 시용아악12율7성도(時用雅樂十二律七聲圖), 세종 때 등가(登歌)와 헌가(軒架)의 율을 시정하는 데 그 근거를 제공한 율려격팔상생응기도설(律呂隔八相生應氣圖說), 12율관의 길이와 둘레를 숫자로 도설한 12율위장도설(十二律圍長圖說)·반지상생도설(班志相生圖說), 『율려신서』를 인용하였으나 실제의 음악과는 관계되지 않은 양률음려재위도설(陽律陰呂在位圖說), 변치(變徵)와 변궁(變宮)의 사용을 이단시하고 궁이 상(商)이나 각(角)보다 높이 되는 것을 금하는 오성도설(五聲圖說)을 설명한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樂學軌範)]

○ 협종은 음이 태주를 협조(夾助)하여 사방의 기를 펴서 종물(種物 : 씨앗)을 땅 밖으로 내는 것을 말한다.

만물이 묘(卯)에 모묘(冒)하니, 협종은 卯의 기이고, 그 절후는 춘분(春分)이다.

○ 고선의 고(姑)는 고(故)와, 선(洗)은 신(新)과 통하니, 양기가 양생(養生)하여 묵은 것을 버리고, 새것으로 나아감을 말한다. 만물이 진(辰)에서 진미(振美)하니 고선은 辰의 기이고, 절후는 청명(淸明)이다.

○ 중려는 양기의 생성이 끝나고 음기가 싹트기 시작하여 만물이 모두 떠나 서쪽으로 가기 시작함을 말한다.

만물이 사(巳)에서 이성(已盛)하니 중려는 巳의 기이고, 그 절후는 소만(小滿)이다.

○ 유빈의 유(蕤)는 계속한다는 것이고, 빈(賓)은 인도한다는 뜻이니, 양이 비로소 음기를 인도하여 만물을 계속 해서 기르게 함을 말한다. 만물이 오(午)에서 악포(布)하니, 유빈은 午의 기이고, 그 절후는 하지(夏至)이다.

○ 임종의 임(林)은 군주이니, 음기(陰氣)가 양기의 위임(委任)을 받아 유빈을 도와 군주(君主)가 씨뿌린 사물을

크고 무성하게 함을 말한다. 만물이 未에서 애매(昧)하니, 임종은 未의 기이고, 그 절후는 대서(大暑)이다.

○ 이칙은 더위가 물러가 백성이 편안한 때에 만물이 열매 맺지 않는 것으며, 비록 중정(中正)에 미치지 않더라도 또한 의칙(儀則)이 있음을 말한다. 만물이 申에서 신견(申堅)하니, 이칙은 申의 기이고, 그 절후는 처서(處暑)이다.

○ 남려의 남(南)은 맡을 任과 통하니, 음기가 이칙을 도와서 만물의 성숙을 맡음을 말한다.

만물이 유(酉)에서 유숙(留熟)하니 남려는 酉의 기이고, 그 절후는 추분(秋分)이다.

○ 무역의 역(射)은 싫증낼 염(厭)과 통하니, 양기가 물을 성숙시키느라 기가 다 떨어져도, 마침내 다시 시작하여싫어함이 없음을 말한다. 만물이 술(戌)에서 필입(畢入)하니, 무역은 戌의 기이고, 절후는 상강(霜降)이다.

○ 응종은 음기가 무역에 응(應)하여 만물을 감추어 양과 섞이어 씨앗에 가두어지는 것을 말한다. 만물이 음으로저장되고 뿌리로 돌아가 생명을 회복하여, 해(亥)에서 해애(該)하니 응종은 亥의 기이고, 절후는 소설(小雪)이다.

<『악학궤범』권1. 6b~8a. 율려격팔상생응기도설(律呂隔八相生應氣圖說)>

[128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옥타브에 12개의 반음이 있는 12음계(12율)이며, 양(陽)과 음(陰)으로 나누어 6률(六律)ㆍ6려(六呂)라고도 한다. 律은 양의 소리, 呂는 음의 소리를 뜻하므로, 양률(陽律)ㆍ음려(陰呂)라고 말한다. 12율려는 또 궁(宮)·상(宮)·각(角)·치(徵)·우(羽)와 변치(變徵)·변궁(變宮)으로 이루어지는 7성(聲)에 각각 배합되는데, 여기에서 궁·상·각·치·우를 전음(全音)이라 하고 변치와 변궁을 반음(半音)이라고 한다. 이를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129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12개의 율 중 홀수소리, 즉 황종ㆍ태주ㆍ고선ㆍ유빈ㆍ이칙ㆍ무역은 양률이고, 짝수소리, 즉 대려ㆍ협종ㆍ중려ㆍ임종ㆍ남려ㆍ응종은 음려가 된다. 양률이 음려보다 앞에 있으므로, 6률을 6시(六始)라고도 하고, 음려가 양률의 사이에 있으므로 6려를 6간(六間)이라고도 한다. 6려를 6동(六同)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음의 정(情)이 양의 정과 같기 때문56)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악학궤범』에서 인용한 『악서』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악서』에 또 말하기를 “6률을 6시라고도 하는 것은 그 양의 자리가 음보다 앞[始]에 있기 때문이다. 또 6려를 6간이라고도 하는 것은 그 자리가 양과 양의 사이[間]에 있기 때문이다. 6려를 또 6동이라고 하는 것은 그 정(情)이 양의 정과 같기 때문이다. 나누어 말하면 이렇게 하지만, 합해서 말하면 다 양기를 좇아 위-아래가 통하므로, 6률ㆍ6려라 하지 않고 다같이 12율이라고 부른다”라고 하였다.<『樂學軌範』卷1. 8b.>

세종시대 악기의 정비 순서를 보면 기준이 되는 황종율관의 길이계산에 몇차례 실패하였다가 세종12년 제작에 성공하고, 이 음을 기초로 편경과 편종을 제작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즉 12음계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12개의 율관58)이 필요하고, 그것의 기준은 황종율관이 되는데, 12지지 중에서 ‘子’가 황종율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황종율관으로부터 나머지 11개의 율관을 얻는 방법은 삼분손익법이고, 설명을 읽어보면 서양음계에서 피타고라스 음률(Pythagorean Tuning)의 방법과 대동소이하다. 중요한 것은 황종율관만 찾으면 나머지 11개 율관은 그로부터 계산되어 나온다는 것. 우리는 훈민정음 모음은 11개라고 항상 배워왔다. 그런데 그걸 만든 남자가 21세에 왕위에 오르던 해에는 율려신서가 조선에 소개되었으며, 임기초부터 뮤직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여 박연에게 아악에 쓰이는 악기들을 정비케하고, <정간보>라는 악보방식을 만들고, ‘보태평’ ‘정대업’을 작곡하였다는 것이다. 6개의 율(+), 6개의 려(-)로 구성된 12율려를 누구보다 잘 알았을 세종은 신하들과 정사를 논의하는 경연(經筵)에서도 ≪율려신서≫를 논했다.

황종율관과 삼분손익법으로 한 옥타브 12음을 찾는 과정

≪律呂新書≫는 조선 악률론의 기본 지침서로서 이 책에서 언급된 악률과 도량권형의 이론을 실제생활에 적용하는 등 악정(樂政)의 기준으로 삼았다. 악률의 조화를 인사(人事)에 접목했으니 ≪율려신서≫가 중요시된 데는 단순히 음악만을 위한 이론이 아님을 간과할 수 없다. 조선은 유학(儒學)을 치도로 삼았으나 당시는 아직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성리대전≫ 속에 포함되어 있는 ≪율려신서≫는 예악으로 질서와 안정을 찾고자 했던 세종의 심정과 맞물려 연구되고 장려되었다. 세종은 ≪율려신서≫를 진강(進講)하게 할 정도로 이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정사(政事)에 반영했다. [출처: 동양고전해제집 ‘율려신서’ 항목]

음악을 사랑한 청년 이도의 입장에서 그의 뮤직-라이프만 보면. 1418년 21세 나이에 즉위하여 출범한지 얼마안된 신생 왕국을 맡아 국가표준을 통일하고 각 분야의 제도를 정비해야 했는데. 기준음 황종을 통해 한 옥타브 속에 들어있는 12음을 낳는 방법에 관한 율려신서를 입수했고(세종원년), 세종7년과 9년에 박연을 닥달하여 황종율관을 제작시켰는데 여차저차 실패하다가, 세종12년 드디어 정확한 황종율관 제작에 성공하여, 그것을 기준삼아 편경, 편종을 만들었다. 조화로운 음률로 작곡된 조화로운 음악이 울려퍼지는 조화로운 경복궁 왕실. 왕과 신하들은 국정을 논할때도 조화의 법칙을 따지고, 그 땅의 백성들이 읽고 쓰는 소리글자 正音 또한 조화로운 음률에 맞춰…근데 모음은 11자?

기본자: ㆍ ㅡ ㅣ
초출자: ㅗ ㅏ ㅜ ㅓ
재출자: ㅛ ㅑ ㅠ ㅕ

세종의 시각에서 볼 때 조화로운 법칙을 가진 소리글자는 자음은 각 악기의 음색(timbre)으로서 5가지 오방색이며, 모음은 음정(pitch)로서 12율(6양,6음)이다. 그런데 해례본 재출자는 예를 들어 ‘ㅣ-ㅗ’ 연이어 발음되어 ‘ㅛ’가 되는데. 세상 어느 음계가 기본음 2개를 꾸밈음(ornament)처럼 잇따라 누른다고 해서 새로운 기본음이 될까? 서양체계로 치면 diphthong을 기본모음으로? 해례본이 잘못된 내용을 전달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음제자에 사용한 12율려 세트는 따로 있고, 그것으로 부터 「조선땅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빈발하는 모음」만 추출한 뒤 기본자/ 초출자/ 재출자라는 형태로 배포했다는 것이 ‘필자의 아이디어’ 이다. ‘ㅣ-ㅗ’라는 diphthong을 동시에 발음하면 하나의 단모음이 된다. [이 단모음 글자는 위 PDF 130쪽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그럼 모음에 관련된 실제 12율려는 학생들 애먹이려고 꼭꼭 숨겨두었나요? 아니다. 황종율관만 주면 지능이 있는 자라면 그것을 가지고 reverse-engineering을 통해 바른 길을 찾아올 수 있다. 다만 그 내부조합-원리를 시시콜콜 설명하는 건 자동차 1대 출시하면서 물리학 강좌를 여는 것이 되니, 백성들 배포용에서는 음양오행정도만 설명한다.

⦁ 훈민정음은 자음 17자, 모음 11자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황종율관이 17자 중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자음 16자, 모음 12자(12율) [괄호 속 글자는 위 PDF 131쪽에서 볼 수 있습니다]

⦁ 24자 한글속 자음 중에 황종율관이 살아남아 있을까?
– 없을 가능성이 높다. dummy처럼 보였을테니.
가장 먼저 삭제된 걸 찾는 편이 오히려 쉬울 것이다.

〈궁상각치우〉 오음(五音)과 자연 원리

1. 角의 소리 (소고)
봄의 완만한 소리로 사물에 부드러운 진동을 준다. 만물이 “진동의 파장”에 의해 명멸함은 현재도 밝혀져 있다. 각의 소리는 만물을 소생시킨다. 봄의 이 소리는 만물이 자라나는 소리이다.

2. 徵의 소리 (쾡과리)
괘갱괘갱 갱이는 여름의 흩어 지는 소리로 사물에 발산하여 퍼지는 작용을 준다. 확확 번지고, 피어 오르고, 인간의 심장의 고동 소리이며 열정을 준다. 여름의 이 소리는 만물이 빛을 발하는 소리이다.

3. 宮의 소리 (북)
둥 둥 둥 힘의 소리이며 공간에 동그란 원음을 준다. 멀리 퍼져 나가도 그 원은 살아 있다. 즉 고정시키는 기운이다. 이 소리는 만물이 열매 맺고 인간이 애 낳고 모든것을 화합하고 단결시키고 통일 시킨다. 장하의 이 소리는 만물이 합치는 소리이다.

4. 商의 소리 (징)
징은 가을의 소리이다. 숙살시키는 서리의 소리요,만물을 익게하는 결실의 소리요, 정이 끊어지는 정리의 소리이다. 징~~~할 때 그 소리에 맟아서 몸에 경련이 일어나 결국은 죽게 된다. 서리맞고 만물이 소멸 되듯이……소리의 파장이 작으면 작은 생물이 죽고 크면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의 징은 까치 까마귀가 긴장되어 날아간다. 징~~~할 때 알이 깨져 번식을 못한다. 가을의 이 소리는 만물을 긴장시키고 오그러지게 하는 소리이다.

5. 羽의 소리 (장고)
감추고 두드리는 소리, 연한 소리, 다듬이 소리 빗소리, 밤의 소리이다. 땅 속의 소리, 방안의 소리, 물속의 소리, 내면의 소리인 것이다. 궁채의 소리는 소설 대설의 소리요, 열채의 소리는 소한 대한의 소리이다. 겨울의 이 소리는 만물을 연하게 밀어 내는 소리이다. 만물이 자라남도 수그림도 이 소리이니 농사지을 때 각종 악을 제압함이니 큰산악, 뫼뿌리 岳인 것이라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주석

  • 56) 6률(양)끼리의 사이간격과 6려(음)끼리의 사이간격이 온음길이를 가진다는 말인 듯 하다.
  • 58) 음악에 쓰이는 율(律), 즉 기본이 되는 음을 불어서 낼 수 있는 댓가지[竹管]. 예로부터 중국이나 우리 나라에서는 한 옥타브를 황종·대려·태주·협종·고선·중려·유빈·임종·이칙·남려·무역·응종의 12반음(半音)으로 나누어서 음악활동을 하였는데. 따라서 율관의 수효도 이 기본적인 12율에 해당하는 12개가 있어야 하였다. 12개의 율관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주로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을 썼다. 삼분손익법은 말뜻 그대로 12율의 기본음인 황종음을 내는 황종율관의 길이를 3등분하고 그 중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길이를 빼거나[損] 더하여[益] 여타의 11개 율관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율관(律管))]

관련 영상·자료

인류음악의 발전사는 5음계 7음계를 거쳐 12음계에서 완성에 가까워진다. 12음 사이의 간격을 평균율로 바꾼 것이 현재 사용되는 표준이다. 가장 길이가 긴 황종율관으로부터 피타고리안 튜닝으로 나머지 11개음을 찾는 방식은 본문의 삼분손익법 대목에 첨부한 영상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출처: 진현수, 《正音으로 듣고쓰다》, 127–131쪽.

https://hun-min.com/?p=221

훈민정음 해례본의 모음설명(中聲解)

훈민정음 해례본 중성해(中聲解)의 원문과 번역을 따라 모음 11자의 구성(ㆍㅡㅣ 삼재)과 합용 원리를 정리하고, 일본어 노래 표기 예시로 활용 방법을 보여줍니다.

아래는 저자의 책 《正音으로 듣고쓰다》 121–126쪽의 최종본 전문입니다. PC에서는 아래 창에서 책 지면(표·그림 포함)을 그대로 넘겨 볼 수 있고, 휴대폰에서는 다운로드 버튼으로 PDF를 열 수 있습니다. 노래 가사가 들어 있는 쪽은 저작권을 고려해 지면 그림으로만 실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모음설명 (中聲解)

[121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122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123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음에 각각 숫자를 부여하고 火↔水와 木↔金을 대비시킨 것은 하도의 배치와 같다. 하도는 오행간의 상생을 나타내고 낙서는 오행간의 상극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이 훈민정음 모음의 근본원리에 대해 무엇을 설명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수생목/목생화 라서 ㅗ가 ㅏ를 생하고, ㅏ는 ㅜ를 생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무슨 뜻인가?

『ㅗ,ㅏ,ㅛ,ㅑ의 ㆍ가 위나 밖에 있는 것은 그것이 하늘에서 생겨나 陽이 되기 때문이다. ㅜ,ㅓ,ㅠ,ㅕ의 ㆍ가 아래나 안에 있는 것은 그것이 땅에서 생겨나 陰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바로 앞에서는 ㅗ/ㅏ가 양이고, ㅜ/ㅓ가 음이라고 해놓고, 하도의 숫자배치도에서는 ㅜ/ㅏ가 陽(목화)이고 ㅗ/ㅓ가 陰(금수)라고 하고 있다. 천·지·인 三在논리는 명리학에서도 10천간(天) /12지지(地) /지장간(人)으로 정연한 것인데, 아래 이어지는 설명을 읽어보면중성이 人이라고 했다가 종성이 地라고 했다가 혼란스럽다.

현대 한국인에게 해례본 중성해의 설명이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에 나오는 해적의 보물지도 속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같이 느껴지는 것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기본상식이었던 명리 기본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명리학에서 하도의 상생관계는 우주의 초창기 순수하고 질서있는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모든 실전교리는 낙서에 있으며 낙서를 통해 12지지의 형충회합으로 풍수지리의 집터/묫자리를 본다. 하도가 그리는 세계는 세계지도로 치면 판게아 시절에 모든 대륙이 한덩이로 붙어 땅과 바다가 질서있게 분리되어 있는 단순한 세계이다. 실제로 중성해에서 모음에 1-10까지 번호를 붙인대로 하도의 오행배치에 넣어보면 「ㆍㅡ」를 중심에 두고 ㅏㅓㅗㅜ/ㅑㅕㅛㅠ 들이 상하좌우로 대칭되게 질서있게 늘어선다. 하도가 그렇듯이 이것은 아름다운 기본구조를 감상할 뿐 이걸로 할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마치 판게아 지도가 현대 군사전문가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지정학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줄수 없는 것처럼. 이후 대륙이 복잡하게 갈라지면서 생긴 호르무즈·수에즈·파나마 같은 지정학적 급소가 표시된 지도는 하도가 아니라 마방진을 이루는 낙서에 있으며 10천간이 아니라 12지지에 있다. 현재까지 나온 해례본 설명서들은 중성해의 번역에서 生을 ‘낳는다’로, 成은 이룬다/이룩한다/완성한다 등으로 해석했으며, 모음에 배정된 숫자에 맞게 기계적으로 하도에 넣어 아름답고 대칭적인 하도식 모음배치도를 얻고 설명을 끝냈다. 예를 들어 ㅕ(8) ㅏ(3)이 木에 해당하는 모음이고, 이것이 목생화의 이치에 따라 ㅛ(7) ㅜ(2)를 生한다는 것인데 이걸 뭐에 쓸수 있나?

[124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수께끼를 푸는데 중요한 단서는 명리에서 천간은 오행의 상생/상극을 말하고, 지지는 오행의 형충회합을 말하는데, 해례본 중성해에서는 상생/상극도 아니고 형충회합도 아니고 生/成을 대비하는 문장이 대구(對句)형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명리에서 오행의 生(갓태어남)↔成(완전히 무르익음)으로 설명되는 구간은 지장간의 중기(中氣)이다. 인신사해는 생지라서 다음계절의 양간을 중기에 가지며, 진술축미는 묘지라서 직전계절의 음간을 중기에 가진다. 그렇게 8개의 모음이 지지에 배정되고, 중심에는 항상 土가 있으니 12-모음이 둥그렇게 돌아가는 만트라의 중심에도 土가 있고, 화생토/토생금의 이치대로 왕지를 배치하면, 4개의 생지와 4개의 묘지와 2개의 왕지의 위치가 결정된다. ㅣ(人)의 자리는 한곳으로 정해지지 않고 무극의 이치에 따라 모든 자리에 나타날 수 있다고 했으니, 조습(燥濕)에서 濕을 담당하고 있는 ㅣ는 새벽녁 지상의 모든 사물에 맺히는 이슬처럼 모든 모음에 스며든다. (이 책의 육충·육파 챕터의 모음사각도 참조)

이 부분은 중성해의 수수께끼 같던 힌트가 이후 필자가 《모음나침반》이라고 부르는 모음의 만트라로 형상화되는 과정이며, 독자들이 명리학의 지장간 챕터를 검색해 공부하면 여기(餘氣)는 직전월의 기운이 이어지는 구간이고, 중기는 직전계절의 成 또는 다음에 올 계절을 生하는 자리이고, 본기(本氣)는 천간이 지지가 되었을 때 무엇이 되는지 알려주는 부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보물지도 속 보물의 좌표를 찾게 되는 도파민 터지는 대목이기에 도표가 완성되는 과정의 상세를 따로 첨부하지 않았다.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 황농문 교수가 평범한 중고등학생에게도 약간의 힌트와 함께 스스로 풀어낼 시간만 1주일에서 1달까지 주면 미분을 배운적 없는 학생도 뉴턴같은 천재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미분방정식의 유도를 스스로 해낼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주입식 교육이 지친 뇌는 몰입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풀어내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고 하니 독자 여러분의 즐거움을 위해 설명식 도표 없이 몇가지 힌트만 남겨둔다. 백지와 펜을 준비해 즐기시라.

《正音으로 듣고쓰다》 125쪽: 중성해 원문과 번역(초·중·종성의 천지인, 乾의 주재)과 하도 배치·삼재 분류에 대한 해설

二字合用者 두 자가 합하여져서 쓰이는 중성은

ㅗ與ㅏ同出於ㆍ 故合而爲ㅘ.

ㅗ와 ㅏ는 똑같이 ㆍ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ㅘ가 된다.

ㅛ與ㅑ又同出於ㅣ 故合而爲ㆇ.

ㅛ와 ㅑ는 또 똑같이 ㅣ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ㆇ가 된다. ㅜ與ㅓ同出於ㅡ 故合而爲ㅝ.

ㅜ와 ㅓ는 똑같이 ㅡ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ㅝ가 된다.

ㅠ與ㅕ又同出於ㅣ 故合而爲ㆋ.

ㅠ와 ㅕ는 똑같이 ㅣ에서 나왔으므로 합하여져서 'ㆋ'가 된다.

以其同出而爲類 故相合而不悖也.

그들은 모두 똑같이 나와 같은 類가 되었으므로, 서로 어우러지는데 거슬림이 없다一字中聲之與ㅣ相合者十 ㅓㅢㅚㅐㅟㅔㆉㅒㆌㅖ是也.

한 字짜리 중성이 ㅣ와 어울린 것은 10개로, ㅓ,ㅢ,ㅚ,ㅐ,ㅟ,ㅔ,ㆉ,ㅒ,ㆌ,ㅖ가 그것이다. 二字中聲之與ㅣ相合者四 ㅙㅞㆈㆋ是也.

두 字짜리 중성이 ㅣ와 어울린 것은 4개로, ㅙ,ㅞ,ㆈ,ㆋ가 그것이다.

중성해는 아래표와 같은 조합을 남기고 끝맺고 있다. ㆍ/ㆎ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ㆊ/ㆈ/ㆋ 는 ‘대체 언제 사용할까?’ 싶지만 중국어 노랫말 소리를 들어보면 쓸 곳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영어사전, 불어사전에 나오는 모음기호와 매칭될 만한 것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유니코드의 ‘Hangul Jamo’ block를 보면 다양한 모음조합이 있는데, 저렇게 여러 가지 모음 중에 어느 것이 보편적인 것이고, 어느 것이 드문 것인가? 그런 질문에 대해 해례본 종성해는 별다른 답을 주고 있지 않다. ㅗ/ㅏ는 ㆍ방향이고, ㅜ/ㅓ는 ㅡ방향이며, ㅣ는 반모음 –j 역할을 하면서 ‘ㅛㅑㅠㅕ’를 이루며 한국어 '상향이중모음'(ascending diphthong)의 시작점이 된다는 정보만 주고 있다.

해례본은 훈민정음의 원천기술을 공개한 백서(white paper)일까. 아니면 직접 개발과정에는 참여 안해서 원천기술의 세부는 모르지만 국왕이 새로 만든 글자가 우주자연의 원리를 거스르지 않았슴을 중원의 대국과 조선의 신하와 백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관료들이 당대의 지배사조인 음양오행과 우주론을 덧입힌 lauching행사 판촉용 브로셔일까.

[126쪽 표·그림은 위 PDF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훈민정음(訓民正音)]

출처: 진현수, 《正音으로 듣고쓰다》, 121–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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